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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쿠션당구

당구 실력과 사람의 품격은 꼭 비례하지 않았다

by feel4u1004 2026. 8. 21.

당구 실력과 사람의 품격은 꼭 비례하지 않았다

어제도 평소처럼 락큐당구클럽에 가서 당구를 쳤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날은 당구공보다 사람들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당구를 잘 치는 사람도 있었고, 아직 실력이 부족한 사람도 있었지만, 실력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도 있었고, 때로는 그 자신감이 거만함처럼 느껴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실력이 상당한데도 상대방을 편하게 해 주고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구는 실력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지만 사람의 품격까지 점수로 나타낼 수는 없겠구나. 어쩌면 당구를 오래 칠수록 공을 잘 치는 방법만큼이나 사람을 대하는 방법도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구를 잘 친다는 것과 자신감은 다르다

당구를 잘 치는 사람을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연습했고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지금의 실력을 만들어냈으니 어느 정도의 자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 역시 당구 실력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예전보다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공을 성공시키고, 경기에서 좋은 흐름을 만들어가다 보면 나도 꽤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감과 거만함은 분명 다릅니다. 자신감은 나 자신을 믿는 마음이지만, 거만함은 때때로 상대방보다 내가 우위에 있다는 것을 드러내려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상대가 쉬운 공을 놓쳤을 때 미묘한 표정을 짓거나, 자신이 잘 친다는 것을 계속해서 보여주려고 하거나, 상대방의 실수를 가볍게 여기는 행동은 함께 게임하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당구는 혼자 연습할 때와 달리 상대방과 함께하는 스포츠입니다. 아무리 내가 잘 쳐도 상대가 있어야 게임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당구를 잘 치는 것보다 잘 치는 실력은 어떤 태도로 보여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치는 사람이 자신의 실력을 낮출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자신의 실력이 상대방보다 좋다는 사실을 굳이 행동으로 증명하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진짜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상대를 누르지 않아도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상대방을 편하게 해 주면서 자신의 공을 묵묵히 치는 사람이 더 강하고 멋있어 보일 때가 많습니다.

실력이 좋은 사람일수록 겸손한 이유

당구장을 다니다 보면 의외로 정말 잘 치는 사람들이 굉장히 겸손한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자신의 실력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몇 이닝만 지나면 주변 사람들이 모두 알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공을 성공시키고도 특별히 자랑하지 않고 다음 공을 준비하고, 상대방이 좋은 샷을 성공시키면 진심으로 인정해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과 게임을 하면 비록 내가 지더라고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도 저렇게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배울 점을 찾게 됩니다. 반대로 아직 실력이 완성되지 않았는데도 자신의 실력을 지나치게 과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자신감을 갖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저 역시 지금보다 더 높은 점수를 목표로 하고 있고 언젠가는 30점을 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목표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렵다고 해서 처음부터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목표를 높게 잡고 계속 도전하는 과정 자체가 당구를 치는 재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목표가 높다고 해서 현재의 내 실력까지 과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구는 오늘 잘 친다고 해서 내일도 반드시 잘 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어제 1점대 애버리지를 기록했던 사람도 오늘은 공이 하나도 맞지 않을 수 있고, 평소보다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어느 날 놀라운 경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당구를 오래 칠수록 오히려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감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만 겸손은 내가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배우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대를 무시하는 순간 당구의 즐거움도 사라진다

당구장에서 가장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실력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을 은연중에 무시하는 태도일 때가 많습니다. 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상대를 가볍게 생각하거나, 쉬운 공을 놓쳤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의 전체적인 실력을 판단하는 모습을 보면 함께 게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당구를 오래 쳐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당구에는 항상 변수가 있습니다. 오늘 잘 치던 사람이 다음 게임에서는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고, 평소에는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좋은 경기를 펼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초반 10~ 15이닝까지는 애버리지가 상당히 좋다가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경기를 망친 경험이 많습니다. 반대로 처음에는 공이 잘 맞지 않아 오늘도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후반에 연속 득점이 나오면서 분위기를 뒤집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눈앞에서 상대가 실수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쉽게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구공 하나가 그 사람의 실력을 모두 말해주는 것도 아니고, 한 게임의 결과가 그 사람의 당구 실력 전체를 보여주는 것도 아닙니다. 더구나 우리가 당구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생활 속에서 시간을 내어 당구를 즐기러 온 사람들입니다.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왔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실력을 키우기 위해 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상대를 무시하는 순간 당구의 즐거움은 사라집니다. 이기는 것만 중요해지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어지면 당구는 즐거운 스포츠가 아니라 단순한 승부가 되어버립니다. 저는 당구를 오래 치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기는 것만큼이나 함께 치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좋은 당구 게임은 내가 많이 득점해서 이긴 게임만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면서 즐겁게 끝낸 게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당구당을 나오면서 저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봤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보일까. 나도 모르게 내 실력을 과시하면서 상대방의 실수를 속으로 비웃은 적은 없었을까. 솔직히 자신 있게 없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당구를 치다 보면 누구나 이기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좋은 공을 성공시키면 자신감도 생깁니다. 하지만 점수가 올라갈수록 실력만큼이나 마음가짐도 함께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앞으로도 당구 실력을 더 높이고 싶습니다. 26점에서 멈추고 싶은 생각은 없고 언젠가는 30점이라는 목표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점수만 높이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당구 실력은 숫자로 증명할 수 있지만 사람의 품격은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당구장에서 사람들은 누가 몇 점을 치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끝난 뒤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의외로 점수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 당구 정말 잘 치더라"라는 기억도 남겠지만 "그 사람 참 편하게 대해주더라", "실력이 좋은데도 겸손하더라", "다시 같이 치고 싶은 사람이더라"라는 기억은 훨씬 오래 남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언젠가는 30점을 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함께 당구를 친 사람이 다시 한번 같이 게임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공 하나를 잘 치는 것만큼 사람을 대하는 마음 하나도 잘 다스리는 것. 어쩌면 그것이 당구를 오래 즐기면서 배워야 할 또 하나의 실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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