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 후 오랜만에 락큐당구클럽을 찾았습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형님을 만나 두 게임을 치고, 뜻밖의 승리를 거두면서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게임에서는 앞서가던 경기를 역전당하며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당구장을 나온 뒤에는 32점을 치는 형님이 운영하는 족발집에 들러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당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승리와 패배, 그리고 조언까지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형님과의 두 게임
퇴근하고 락큐당구클럽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두 팀이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땅히 함께 칠 상대가 없어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반갑게도 8개월 만에 보는 형님 한 분이 당구장에 들어오셨습니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분이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자연스럽게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형님의 점수는 28점으로 저보다 고수였고, 예전에 함께 게임을 했을 때는 제가 상대전적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편하게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첫 게임에서 생각보다 공이 잘 풀렸습니다. 큰 실수 없이 차분하게 경기를 이어갔고 약 0.72의 애버리지를 기록하며 제가 승리했습니다. 두 번째 게임에서도 첫 번째 게임의 흐름이 이어졌고 약 0.65의 애버리지를 기록하며 다시 한번 이겼습니다. 형님이 평소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도 있었겠지만, 오랜만에 만난 28점 선수를 상대로 두 게임을 모두 이겼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당구에서는 상대의 컨디션도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잘 칠 때는 잘 치는 대로 받아들이고, 상대가 흔들릴 때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도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끝난 후 그 형님과 잠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고 자주 보자는 약속을 하며 그 형님은 돌아갔습니다.
19대 12 스코어에서 예상하지 못한 역전패
두 게임을 마치고 한 게임을 더 치게 됐습니다. 이번 상대는 70세 정도 되신 25점 선수였습니다. 초반 몇 이닝을 치면서 상대가 정석으로 치는 건 아니지만 당구를 친 세월이 오래되었고 그만큼 노련미와 관록이 느껴졌습니다. 이전 두 게임을 했던 흐름 그대로 게임 초반부터 제 공이 상당히 잘 맞았습니다. 한때 19대 12까지 앞서고 있었고, 당시 애버리지는 0.8 이상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속으로는 이번 게임도 무난하게 가져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당구가 늘 그렇듯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공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몇 이닝을 쉬어간 정도가 아니라 거의 20분 가까이 공타가 이어졌습니다. 앞서고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오히려 마음이 급해졌고, 어려운 공을 선택하면서 흐름을 되찾으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상대는 조금씩 점수를 따라왔고 결국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애버리지 0.56으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기에 패배가 더욱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당구에서 경기 후반의 집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잘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치고 있을 때 그 흐름을 끝까지 유지하는 능력 역시 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용한 당구장과 32점 형님의 조언
락큐당구클럽은 제가 주로 다니는 진양당구클럽과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습니다. 3쿠션 전용 대대만 8대가 있는 곳이라 그런지 당구를 치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차분했습니다.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도 없었고, 당구공이 쿠션에 부딪히는 소리와 큐가 공을 때리는 소리가 조용한 공간에 들릴 정도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조용한 당구장이라고 생각했지만, 직접 게임을 해보니 집중력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주변이 조용하니 다음 공을 어떻게 풀어갈지 생각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을 마치고는 당구장을 나와 32점을 치는 형님이 운영하시는 족발집을 찾았습니다. 둘이 족발에 소주를 한잔하며 당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32점인 형님이 보기에는 아직 제 실력이 부족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저와는 6점이나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형님은 제가 앞으로 고쳐야 할 부분과 당구를 잘 치기 위해 생각해야 할 것들을 하나씩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당구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만나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날 당구장에서 얻은 승리와 패배보다 어쩌면 그 대화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그날은 2승 1패라는 결과를 남겼습니다. 28점에게 두 번 이겼다는 기쁨도 있었고, 19대 12에서 역전당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를 돌아보니 승패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은 날이었습니다. 당구는 혼자 연습하는 스포츠 같지만 결국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배우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스포츠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26점이지만 언젠가 30점에 도전하는 날까지, 이런 하루하루의 경험을 소중하게 쌓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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