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를 보면서 당구 시스템에 대해 공부하던 중 엄브렐라 시스템을 알게 되었고, 연습을 많이 해봤지만 한 번도 제대로 득점이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며 시스템이라는 것이 처음 배웠다고 바로 몸에 붙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연습할 때도 계속 시도해 봤습니다. 실제 게임에서도 기회가 나오면 사용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연습에서도, 실전에서도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엄브렐라 시스템, 나와 맞지 않는 것일까
엄브렐라 시스템을 처음 접했을 때는 나름대로 기대가 있었습니다. 숫자를 계산하고 그 계산에 맞게 수구를 보내면 되는 방식이라 처음에는 오히려 명확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직접 당구대 앞에 서보니 머릿속으로 계산한 것과 실제 공의 움직임이 계속 달랐던 것입니다. 특히 제가 어려웠던 것은 두 군데였습니다. 첫 번째는 2 쿠션에서 제가 계산한 지점으로 정확하게 공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분명히 숫자를 계산해서 쳤는데 실제 공은 생각했던 라인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더 답답했던 것은 그다음이었습니다. 어떻게든 2 쿠션을 맞추고 1 적구를 맞춰도 3쿠션을 돌아 나온 공이 2 목적구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계산 단계에서 한 번 틀리고, 마지막에는 실제 공의 진행에서도 한 번 더 틀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한 번씩 우연하게 들어가는 공도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우연히 한 번 들어가는 공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비슷한 계산을 하고, 비슷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렌데 저는 그게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이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아니면 나한테 맞지 않는 건가?'
처음에는 전자라고 생각을 하고 연습을 더 했지만 계속해서 비슷한 결과가 나오면서 결국 후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흔하게 사용하고 정확도 높은 하프시스템
엄브렐라 시스템을 계속 붙잡고 있을수록 당구를 칠 때 계산해야 할 것이 많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시스템 자체가 잘못됐다는 말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좋은 기준이 될 수 있고, 실제로 잘 사용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에게는 잘 맞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시스템을 배워볼까 찾아보다가 기본에 충실하자는 마음으로 하프시스템을 다시 제대로 사용해보기 시작했습니다. 하프시스템은 3쿠션 당구 시스템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시스템이고 제가 공을 보내려고 하는 방향과 실제 공의 움직임 사이에서 생기는 오차도 비교적 적은 시스템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계산한 대로 공이 움직여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몇 번 잘 맞은 것이라 생각했고, 일부러 비슷한 배치를 반복해서 연습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치다 보니 이전과 다른 점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굳이 당구대마다 복잡하게 보정을 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계산을 적용했을 때 제가 예상한 방향으로 공이 가는 경우가 많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저에게는 상당히 큰 차이였습니다. 3쿠션에서 시스템을 사용하는 이유가 결국 내가 원하는 곳으로 공을 보내기 위한 기준을 잡는 것이라면, 나에게는 계산한 값과 실제 결과의 차이가 적은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하프시스템을 더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3쿠션 시스템, 숫자 세 개가 벽이다?
사실 3쿠션 시스템을 처음 배울 때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 중 하나가 숫자입니다. 수구의 출발값, 1쿠션값, 3쿠션 도착값 등 결국 숫자들을 외우고 그 숫자 사이의 관계를 이해해야 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이 숫자들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습니다. 당구를 치러 왔는데 공만 보고 치는 것이 아니라 숫자까지 머릿속으로 생각해야 하니 처음에는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주변에서 시스템을 배우는 사람들을 봐도 저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숫자를 외우려고 하다가 막상 공 앞에 서면 헷갈리고, '이 숫자가 뭐였더라?' 하면서 다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시스템과 뒤죽박죽 섞여 계산 오류를 범하는 일도 번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니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숫자를 하나하나 외우는 것보다 공의 위치와 제가 보내고 싶은 라인을 먼저 보고, 그다음 숫자를 대입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하프시스템은 제가 자주 만나는 배치에서 반복해서 사용하다 보니 계산 자체가 점점 더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예전에는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머릿속으로 한참을 생각했다면, 지금은 비슷한 배치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기준을 잡게 됩니다. 물론 모든 공이 계산대로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당구에는 두께와 회전, 스트로크와 같은 변수가 있고, 같은 시스템을 적용하더라도 실제 결과에는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하프시스템을 사용했을 때 계산과 실제 결과 사이의 오차가 훨씬 적었습니다.
옆돌려치기나 빗겨치기를 칠 경우 하프시스템이 정말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제가 실제 체감하는 득점률은 80%이상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 수치가 모든 당구인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결국 당구 시스템은 어떤 것이 무조건 더 좋은지를 따지는 것보다 본인이 실제로 계산하고 쳤을 때 얼마나 정확하게 결과로 연결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그 답이 하프시스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