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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의 포켓볼, 망설임 끝에 시작한 대표선수의 길

by feel4u1004 2026. 4. 13.

솔직히 말하면 나는 포켓볼을 전문적으로 다시 시작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20대 중반, 한창 당구장에 드나들던 시절 이후로는 거의 큐를 잡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내 기억 속 취미 정도로만 남아 있었다. 그런 나에게 시 당구연맹 회장님의 권유는 부담 그 자체였다. 그것도 단순 참가가 아니라 ‘경기도 체육대회 시 대표 선수’라는 타이틀이 붙으니 더더욱 그랬다. 처음에는 몇 번이나 정중하게 거절했다. 내가 나가서 도움이 될까 하는 걱정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권유 속에서 결국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 반, “어쩔 수 없다”는 마음 반으로 출전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도전은 설렘보다는 부담과 걱정이 더 컸지만, 한편으로는 오랜만에 느끼는 긴장감이 묘하게 싫지 않았다.

25년 만의 포켓 9 볼 도전, 뜻밖의 대진운과 8강 직행

경기도 체육대회 당구 사전경기 당일, 가장 먼저 놀랐던 건 대진이었다. 나는 16강전을 치르지 않고 부전승으로 바로 8강에 올라가게 되었다. 흔치 않은 행운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다음 상대를 생각하니 긴장이 몰려왔다. 이천시와 구리시 선수 중 승자가 내 상대였는데, 16강 경기 결과가 5:1이었다. 이 스코어를 보는 순간 ‘상대가 어느 정도 실력은 있는 선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초보자들은 접전이 나오거나 점수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데, 5:1이라면 최소한 게임 흐름을 아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긴장감이 올라갔고, 오랜만에 느끼는 경기 전 특유의 떨림이 몸을 감쌌다. 부전승으로 올라온 만큼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괜히 쉽게 보면 안 되겠다는 경계심도 함께 자리 잡았다.

연습에서 시작된 혼란과 경기 흐름의 반전

경기 시작 전 3분간의 연습 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상대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그런데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상대 선수가 공을 포켓에 제대로 넣지 못하는 것이었다. 순간 의아했다. ‘설마 일부러 저러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방심을 유도하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스스로 긴장을 놓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나니 연습 때의 모습이 그대로 이어졌다. 상대는 실제 경기에서도 실수가 많았고, 그제야 ‘나처럼 권유받아 나온 선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내 마음속 긴장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고, 동시에 자신감이 차올랐다. 첫 세트를 가져오면서 흐름을 잡았고, 그 이후부터는 나 스스로도 놀랄 만큼 공이 잘 들어가기 시작했다. 오랜 공백이 무색하게 감각이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4:1 승리와 동메달 확보의 값진 결과

2세트, 3세트, 4세트까지 연달아 승리하면서 스코어는 어느새 4:0이 되었다. 경기 방식은 1시간 동안 7세트를 먼저 따내는 쪽이 이기는 구조였는데, 4:0 시점에서 이미 40분이 흐른 상태였다. 그때부터는 솔직히 ‘이겼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집중력도 조금은 느슨해졌고, 남은 시간만 잘 보내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플레이를 이어갔다. 결국 한 세트를 내주며 최종 스코어 4:1로 경기가 마무리되었다. 승리도 기뻤지만 더 놀라웠던 건 이 결과로 인해 동메달을 확보했다는 사실이었다. 경기장을 나오자마자 시 당구연맹 임원분들과 체육회 관계자분들이 축하를 건네주었고, 나는 그저 얼떨떨한 상태로 그 축하를 받았다. 준비도 부족했고, 기대도 크지 않았던 나에게 이 결과는 단순한 승리 이상의 의미였다. 25년 만에 다시 잡은 큐로 얻은 값진 경험이자, 스스로에 대한 작은 자신감을 되찾게 해 준 순간이었다.

4강 진출과 시 당구연맹의 동메달이라는 값진 쾌거

나는 경기를 승리하고 동메달 확보와 함께 4강전에 진출했고 내가 속한 시 당구연맹은 지난 해 경기도 체육대회 당구 전 종목 노메달이라는 수모를 벗어나 너무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나 역시 내가 소속한 당구연맹과 거주하는 시 대표로 한몫을 했다는 생각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당구연맹 회장님은 '내년에도 부탁할게~' 라며 다시금 부담 아닌 부담을 줬고, 시 체육회장님은 '역시 우리 시를 대표하는 건 자네뿐이구만.'이라는 격려의 말로 그 부담에 가중치를 더해 주셨다. 그래도 난 내가 자랑스러웠다. 매일 당구장을 다니며 3쿠션만 치던 내가 포켓볼에서도 재능을 발견했기에 내년에는 더 실력을 연마해서 좋은 성적을 거둬볼까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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