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구를 치다 보면 2 적구가 코너에 붙어 있고 수구와 1 적구가 애매하게 밀리는 배치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대회전을 치기에도 각이 불편하고, 비껴 치기도 확신이 서지 않아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감으로 쳤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예전에 동호회 게임에서 이런 상황을 만났을 때 두께를 가늠하지 못해 수구가 2 적구 근처에도 못 가고 헛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공을 계산으로 풀어내는 뒤돌려치기 시스템이 있다는 걸 알고 나서는 훨씬 자신 있게 스트로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수구 출발 위치에서 1적구 위치를 빼고 -20을 하는 계산법
뒤돌려치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 중 하나가 바로 -20 시스템입니다. 여기서 시스템이란 당구에서 공의 진행 방향을 예측하기 위해 쿠션에 매긴 숫자 기준점을 활용하는 계산 방법을 의미합니다. 파이브 앤 하프(Five and Half) 시스템처럼 복잡한 계산법도 있지만, -20 시스템은 그보다 훨씬 단순합니다. 수구 출발 위치에서 1 적구 위치를 뺀 값에서 의무적으로 20을 빼면, 수구가 돌아서 들어갈 쿠션 포인트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수구가 50포인트에 있고 1적구가 30포인트에 있다면 50에서 30을 빼면 20이 나오고, 여기서 다시 20을 빼면 0이 됩니다. 이는 수구가 코너(0포인트)로 정확히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또 다른 예로 수구가 45, 1 적구가 20이라면 45-20=25이고, 여기서 20을 빼면 5가 남아 5포인트로 수구가 돌아갑니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감이 아닌 논리로 공을 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계산이 정확하게 들어맞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절반 두께로 쳐야 합니다. 절반 두께란 수구가 1적구의 정중앙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1 적구의 절반 정도만 겹치게 맞히는 두께를 말합니다. 둘째, 12시 당점으로 쳐야 합니다. 12시 당점이란 수구의 정중앙 윗부분을 큐로 타격하는 지점으로, 수구가 앞으로 구르면서 자연스러운 회전을 유지하게 만듭니다. 셋째, 1 적구가 수구와 코너를 연결했을 때 코너보다 공 한두 개 정도 빠진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이 조건이 맞지 않으면 계산값이 틀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시스템을 배우고 나서 연습 시간에 일부러 수구와 1적구 위치를 바꿔 가며 여러 번 시도해 봤습니다. 처음에는 절반 두께를 정확히 맞추는 게 쉽지 않았는데,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수구가 예상한 포인트로 거의 정확하게 들어가는 게 신기했습니다. 물론 당구장마다 쿠션 반발력이나 천 상태가 조금씩 달라서 똑같은 계산이라도 결과가 미세하게 다를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스템은 절대적인 공식이라기보다는 기본 방향을 잡아 주는 기준으로 활용하고, 실제로는 두께와 힘 조절로 미세하게 보정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계산법이 유용한 이유는 명확한 기준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감각에만 의존하면 같은 배치가 나와도 매번 다르게 치게 되는데, 수치로 계산하면 일관성이 생깁니다. 특히 대회전이나 비껴 치기가 어려운 난해한 배치에서 이 방법을 쓰면 고수처럼 과감하게 스트로크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 중에 비슷한 배치가 나왔을 때 머릿속으로 간단히 계산하고 쳤더니 수구가 코너 쪽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가면서 득점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같이 치던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확신 있게 쳤냐"라고 물었을 때, 저는 이 시스템 덕분이었다고 설명해 줬습니다.
수구 출발 위치를 5단위로 외우고 응용하는 연습 방법
-20 시스템을 실전에서 빠르게 적용하려면 수구 출발 위치를 먼저 외워야 합니다. 쿠션에 매겨진 포인트는 첫 번째 포인트 15부터 5 단위로 나눠집니다. 15, 20, 25, 30, 35, 40, 45, 50까지 총 8개 지점만 외우면 됩니다. 이 숫자들은 99단 5단만 외우듯 반복해서 익히면 금방 머릿속에 들어옵니다. 실제 게임에서는 수구가 정확히 포인트 위에 있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가까운 포인트를 기준으로 삼고 미세하게 조정하면 됩니다.
계산법을 익혔다면 다음은 응용입니다. 기본적으로 12시 당점으로 쳤을 때 수구가 어디로 가는지 알았다면, 2적구2 적구 위치에 따라 팁(당점)을 조절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산 결과가 코너(0포인트)로 나왔는데 실제로는 2 적구가 5포인트 근처에 있다면, 12시보다 약간 느낌 팁(상단 회전)을 주면 수구가 더 길게 돌아갑니다. 반대로 수구가 기준점보다 조금 나가 있으면 마이너스 팁(하단 회전)을 줘서 수구를 짧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연습할 때 다음과 같은 패턴으로 반복 훈련을 했습니다.
- 수구 40, 1적구 20 배치로 12시 당점 연습
- 같은 배치에서 느낌 팁과 마이너스 팁으로 길이 조절 연습
- 수구 위치를 5포인트씩 바꿔 가며 계산법 검증
이렇게 하니까 실전에서 수구 위치가 조금 애매해도 가까운 포인트를 기준 삼아 빠르게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1 적구가 코너보다 공 한두 개 빠진 위치가 아니라 조금 더 안쪽에 있을 때는 대회전을 선택하는 게 낫다는 판단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반대로 1 적구가 더 나와 있을 때는 -20 시스템을 응용해서 팁만 조절하면 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 시스템이 만능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당구대 상태, 공의 마찰력, 스트로크 속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연습 시간에 충분히 시도해 보고, 본인의 스트로크 습관에 맞춰 미세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계산대로 쳤는데 수구가 예상보다 짧게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평소보다 힘을 약하게 줘서 쿠션 반발이 적었던 게 원인이었습니다. 이런 변수를 경험으로 익히면 시스템의 정확도가 훨씬 높아집니다.
대한당구연맹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동호인 평균 득점률은 약 30% 수준인데, 시스템을 활용하면 특정 배치에서 득점 확률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출처: 대한당구연맹). 이는 감각이 아닌 논리로 접근할 때 일관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도 이 방법을 익힌 뒤 게임 중 뒤돌려치기 성공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습니다. 예전에는 망설이다가 다른 선택을 했을 공을 이제는 과감하게 치게 됐고, 그 결과 득점 기회를 더 많이 잡을 수 있었습니다.
뒤돌려치기 -20 시스템은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간단한 뺄셈만으로 공의 진행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2적구가 코너 근처에 있고 대회전이나 비껴 치기가 애매한 상황에서 이 계산법을 알고 있으면 훨씬 자신감 있게 스트로크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스템을 맹신하기보다는 당구장 환경과 본인의 스트로크 습관을 함께 고려해서 응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연습 시간에 다양한 배치를 만들어 놓고 이 시스템을 계속 검증해 볼 계획입니다. 여러분도 다음 게임에서 비슷한 배치가 나온다면 한 번 시도해 보시길 권합니다. 분명 감각만으로 칠 때보다 훨씬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